한 20대 청년이 길을 걷다 밟은 맨홀 뚜껑이 부서져 그 속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맨홀 뚜껑은 철제보다 훨씬 싸지만 그만큼 균열에 취약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문제는 이런 맨홀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KNN 조진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길을 걷던 남성이 갑자기 쓰러집니다.
인도 위 맨홀을 밟았다가 뚜껑이 부서지면서 그대로 빠진 것입니다.
다행히 팔을 걸쳐 생명은 건졌지만 어깨를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민혁/ 맨홀 추락 사고 피해자 : (맨홀 뚜껑을) 밟는 느낌이 났는데 그대로 발이 빨려들어갔어요. 빠져나오지도 못할 것 같아서 진짜 엄청 무서웠습니다.]
사고가 난 맨홀입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뚜껑이 부서지면서 현재는 이렇게 뻥 뚫린 상태인데요.
그 깊이가 2m가 넘습니다.
바닷가 근처라 아래로 바닷물도 지나가지만, 추락 방지망 같은 안전 시설은 없었습니다.
[이인숙/사고 목격자 : 그 청년이 지나가기 직전에 아이들이 지나갔는데, 그 아이들이 만약에 빠졌으면 아마 대형 사고 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지나가다가….]
사고 맨홀은 도시 미관상 주변과 어울리게 만들어진 이른바 '조화 맨홀'로 콘크리트 재질입니다.
철제보다 5배 정도 싸다는 장점에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 곳곳에 설치됐는데, 철제보다 균열에 취약합니다.
실제로 사고 맨홀 인근에도 균열이 난 맨홀들이 수두룩합니다.
문제는 이 맨홀이 부산 경남을 비롯해 전국에 얼마나 설치됐는지 파악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문종식/부산 동구청 건설과장 : (전국적으로) 사실상 몇 개가 설치돼 있고 어떤 종류가 설치돼 있는지는 조사를 통해서 분석해봐 야 합니다.]
인도 위 낡은 콘크리트 맨홀이 위험천만한 시한폭탄으로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