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한글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 딱 두 종류의 원본만이 전해지고 있는데, 현재 국보로 지정된 간송본과 달리 상주본으로 불리는 또 한 부는 개인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 상주본이 국가 소유이며 강제로 회수할 수 있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소장자는 순순히 내놓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년 전 경북 상주에 사는 배익기 씨가 공개하면서 드러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배 씨는 골동품 판매업자 조 모 씨에게서 고서를 사며 함께 획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상주본을 배 씨가 훔친 것이라며 소송전이 벌어졌습니다.
형사 재판에서는 배 씨가 상주본을 훔친 것은 아니라는 결론, 하지만 민사에서는 상주본의 소유권이 조 씨에게 있다고 결론났습니다.
조 씨는 2013년 숨지기 전 문화재청에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배 씨는 훔친 게 아니라며 지금껏 국가 반납을 거부해 오고 있습니다.
이 책이 1조 원 가치에 이른다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원했습니다.
[배익기/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지난해 국정감사 : "(땅에 묻혀 있습니까?) 뭐 그럴수도 있고... 천억을 받는다고 해도 주고 싶은 생각이 사실은 없습니다."]
문화재청이 강제집행을 시도하자, 배 씨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강제로 회수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문제는 상주본이 어딨는지 배 씨만 안다는 점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음성변조 : "압수수색을 해서 찾을 수만 있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데 정확한 위치를 모르기 때문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지만 배 씨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중재자가 국가 대신 돈을 내겠다고 했다며 "돈을 받으면 상주본을 넘기겠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배익기/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 : "일단은 제가 공표를 한 게... (천억?) 네, 주운 돈도 5분의 1은 주는데 나는 10분의 1만..."]
상주본은 배 씨의 관리 소홀로 일부가 불에 타기까지 해 빠른 회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KBS뉴스 하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