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공지능 AI 의사가 일선 보건소에서 의료진의 진료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새해에는 국내 20개 대형 병원이 공동으로 만든 AI 의사가 진료 현장에 투입됩니다.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정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은평구의 한 보건소에 AI 의사가 등장했습니다.
X선을 찍으면 자동으로 질병이 의심되는 부위를 찾아줍니다.
[박승균/개발업체]
"AI가 1차 판독하지만 최종 확인은 의사 선생님이 하게 되는 것이죠."
AI 의사의 영상판독 능력은 얼마나 믿을만할까?
왼쪽이 정상, 오른쪽이 질병이 의심되는 여성의 폐입니다.
AI 의사는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에서 희미하게 밝은 부위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 부위에 폐 질환이 있을 확률이 60%라고 말합니다.
앞서 영상을 판독했던 전문의들은 그냥 넘어갔던 부분인데 정밀 분석결과 '폐결절'로 확인됐습니다.
이 경우에는 전문의보다 AI 판독이 더 정확했습니다.
[은평보건소 보건의]
"전문가가 봐도 이 정도는 놓칠 수 있는 굉장히 초기 단계인 거에요."
AI의사의 실력은 최근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연구진이 10년 차 전문의와 AI에게 200개의 X선 사진을 보여주고 실력을 겨루게 했습니다.
제한된 실험이지만 사람의 정확도는 93%, AI는 98%로 나타나 AI가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더구나 AI가 판독하는 데 걸린 시간은 사진 한 장당 5초에 불과해 사람보다 120배나 빨랐습니다.
[김은주/한국정보화진흥원 센터장]
"내년에는 지자체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확산하는 사업을 예정하고 있구요."
AI 의사는 CT와 유전자분석에서도 활약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국내 20개 대형병원이 공동으로 만든 AI의사입니다.
심장을 촬영한 CT영상인데 AI는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부위를 붉고 노란색으로 보여줍니다.
이 AI는 치매 여부를 진단할 수도 있고 유전자분석도 익혀 소아희귀질환 진단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학병원은 새해부터 AI 의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김종재/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내년 1월 1일부터 건강의학과에서 건강검진을 하는 분들에 대해서 의료 인공지능 일부를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AI 의사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각은 복잡합니다.
AI 의사가 전문의의 업무를 뺏거나 침해할 거라고 보는 우려도 있지만 인간 의사의 반복 업무를 덜고 의료의 질을 높일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양동현/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으면 이거보다 난도가 높고 더 가치 있고, 저희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죠."
AI 의료시장은 2016년 114조 원에서 내년에 246조 원 규모로 4년만에 두 배로 폭증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