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이 사람 줄기세포를 원숭이 배아에 이식해 정상적으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계는 돼지 같은 다른 동물의 몸에서 사람 장기(臟器)를 키워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른바 이종(異種) 장기 이식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연구가 무분별하게 진행되면 사람과 같은 의식을 가진 원숭이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소크연구소의 후안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테 박사와 중국 쿤밍과학기술대의 지웨이지 교수 공동 연구진은 15일 국제 학술지 ‘셀’에 “사람 피부세포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긴꼬리원숭이의 배아 132개에 각각 25개씩 이식해 배양접시에서 20일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수정한지 6일이 지난 원숭이 배아에 사람 줄기세포를 이식했다. 이후 10일이 지나자 배아 103개에서 여전히 사람 세포가 발달하고 있었지만, 19일이 지나자 배아 19개에서만 사람 세포가 생존했다.
그럼에도 배아에서 사람 세포의 비율은 매우 높았다. 연구진은 배양 13일 후 혼합 배아의 3분의 1이 사람 세포였다고 밝혔다. 사람 세포는 원숭이 세포와 통합돼 특정 장기로 자랄 세포 형태로 분화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벨몬테 박사는 “유전자 활동을 분석해 사람과 원숭이 세포의 통합을 촉진하는 분자 대사경로를 파악했다”며 “이 대사경로를 조절하면 재생의학에 보다 적합한 종의 배아에서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