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에 한국 부산의 백화점에서 찍은 셀카 사진 한 장입니다.
출연했던 영화 '링 사이드 스토리'가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작품으로서 출품되었습니다.
저는 초대받은 건 아니었지만,
저의 출연작이 영화제에 출품되는 건 처음이었기에,
개회식 세레모니를 어떻게 해서든 직접 눈으로 보고싶어서,
서둘러 전날 비행기를 예약해서 부산을 향했습니다.
사적인 여행이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설만한 옷도, 화장품조차 챙기지 않은 채 갔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해서 영화제의 분위기를 느낀 순간,
왜인지 '나도 레드카펫을 걷고 싶어!'라고 생각해버렸어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더니 그 생각이 그치질 않아서,
'저기에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차림새여야 해'라고 생각하곤
근처의 백화점에서 옷이랑 구두를 사고,
화장품 코너에서 직원분께 '사용한 화장품은 전부 살 테니까
레드카펫을 걸을 수 있을 정도의 화장을 해 주세요' 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리고 완성한 모습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셀카)
그로부터 호텔에 다시 한 번 돌아와서 자필 명함을 50장 정도 쓰고,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다듬은 후, 다시 회장으로 갔습니다.
실제로는 '링 사이드 스토리'의 타케마사하루 감독에게
제대로 연락을 드리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기도 해서, 제대로 연락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장에서 스태프 분에게 '링 사이드 스토리'의 팜플렛을 보여드리고,
"저는 이 영화에 나오는 일본인 배우입니다만,
어떻게 해서든 안에 들어가서 레드카켓을 걷고 싶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걷고 싶어요..." 라고 대답하자,
그 분은 저를 어떤 남성분에게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잃어버린 화살' 등으로 알려진 한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정지영 님이었습니다.
우연히 그날 레드카펫을 혼자서 걸을 예정이었던 감독에게,
함께 걸어주십사 부탁드려줬던 겁니다.
감독님은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승낙해주셨을 뿐,
레드카펫을 향해가는 사이에,
이번 일의 전말을 이야기한 저에게
"괜찮아요, 내가 잘 에스코트 할테니까"라고
상냥하게 말해주셨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 사이를 걷는, 인생 최초의 레드카펫.
도중에 웃는 얼굴로 저를 올려다보는 어린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같이 웃어주자, 무척 기쁜듯한 얼굴을 해주었습니다.
그순간, 지명도라는 건
배우에게 있어 그다지 의미가 없는 걸지도 몰라,
다른 이들이 자신을 봐주는 것으로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한 거구나 하고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때의 체험은 지금도 저를 지지해주고 있으며,
흔쾌히 받아들여주셨던 정지영 감독님이나
영화제의 스태프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당시 백화점에서 원피스 사고 메이크업 했을때 셀카
요약
조연이라 초대 못받았는데 충동적으로 부국제 레카 걷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한국행
부산에서 무작정 원피스, 메이크업 자기 돈으로 쓰고 영화 전단지 들고 스탭에게 레카 걷고 싶다고 함
스탭이 시간배분 문제로 영화배우들이 레카 걸을 시간이 없을거 같다고 지금 걸을수 있겠냐고 했는데
그 배우가 그 말 듣고 정신이 확 깸 나는 초대도 안된 조연인데 섰다가 일본에 가서 매장 당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듬 근데 스탭들이 레카 걷고 싶어서 온거 아니냐고 할래 말래? 물었는데
그때 마침 혼자 레카 입장 예정되었던 정지영 감독이 이야기 듣고 동반입장 하겠다고 해서 함께 입장한거
저 일본 방송 당시
저를 흔쾌히 도와주신 정지영 감독님과 영화제 스탭 여러분께 지금도 정말 감사하고 있다
라고 이야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