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급사태 이후 빈 가게 노린 절도 잇따라
길어지는 코로나19 긴급사태…사회적 스트레스가 한 원인
[앵커]
일본에서 코로나19 긴급사태가 한 달 더 연장될 예정인 가운데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빈 가게를 골라 털어가거나 영업 중인 가게에 협박 편지를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데요.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새벽 5시 무렵.
가면을 쓴 남자 3명이 아무도 없는 라면 가게에 들어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가게 안의 금고.
가져온 장비로 금고를 부수고 현금 수십만 엔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매출도 크게 줄었는데 도둑까지 들자 주인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오오하라 나오토 / 피해 가게 주인 :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우리 가게에 와 준 고객들에게 받은 소중한 돈인데 그걸 이렇게 훔쳐가다니 분노가 치밉니다.]
이런 일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긴급사태 이후 거리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영업을 쉬는 가게가 늘면서 절도범이 활개 치기 시작한 겁니다.
경찰은 상점가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나고야에서는 주변 50미터 안에 있는 가게 4곳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 업주 : 유리문이 이렇게 뚫려 있었어요. 여기로 손을 넣어서 문을 열었어요.]
이뿐 아니라 문을 여는 가게에는 협박 편지가 날아들고 있습니다.
SNS에서 이른바 '자숙 경찰'로 불리는 이들이 '바이러스 퍼뜨리지 말고 문을 닫으라'거나 '신고하겠다'는 글을 붙이고 사라지는 겁니다.
이런 과도한 행동까지 나타나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전체에 쌓여가는 피로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 시민 : (긴급사태) 이런 거 다 의미 없어요. 내가 뭘 하겠어요? 집에서 TV나 보고 있지. 이건 말도 안 돼요.]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사라진 평온한 일상.
이제 사람들은 경계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